엉뚱방뚱's 인문학 이야기

보이지 않는 손: 알고리즘이 만드는 나의 취향

엉뚱방뚱 2025. 7. 9. 22:35

“내 취향은 과연 내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미리 설계해 둔 궤도로 끌려온 걸까?”

오늘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해 줄, **‘알고리즘이 만드는 나의 취향’**을 주제로 한 네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일상을 바꾸는 추천 시스템의 비밀, 나도 모르게 갇힐 수 있는 필터 버블의 함정, 기계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선택의 미래까지. 눈부시게 편리하면서도 묘한 불안감을 선사하는 이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탐험해 보세요!

 

1. 『필터 버블』 · 일리 파리저 지음 (원제: The Filter Bubble)

당신이 세상을 보는 창, 알고리즘이 닦아놓는다.

인터넷이 만인의 지식 창고가 될 거라 기대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은 사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클릭·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의 감옥을 만들어 냈죠. 이른바 필터 버블(Filter Bubble)입니다.

  • 핵심 메시지: 우리가 동의할 만한 정보만 접하다 보면, 반대 의견과 마주할 기회가 사라진다.
  • 주요 사례: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사용자에게 서로 다른 뉴스 피드를 보여준 실험이 대표적입니다.
  • 읽고 나면: 내가 보는 뉴스, 동영상, 상품이 진짜 보편적인 인기이기보다 ‘나라는 데이터 포인트’에 최적화된 결과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추천 포인트

  • 온라인 여론 형성의 기저를 파헤치는 첫 책
  • 나와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알고리즘을 차단하는 방법을 제안

2. 『생활의 알고리즘』 · 브라이언 크리스천·톰 그리피스 지음 (원제: Algorithms to Live By)

오늘 점심 메뉴 고민부터 연애 상대 선택까지, 알고리즘처럼 사고해 보자.

이 책은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밍 문제 해결법으로만 보지 않고, 우리의 일상 의사결정에 적용해 보는 참신한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 탐색 vs 활용(Explore vs Exploit): 새로운 식당을 가볼지, 단골집에 갈지 어떻게 균형을 잡을까?
  • 편집 거리(Edit Distance): 글쓰기나 자기소개서 수정 과정에서 최소 교정 횟수를 계산하는 방법
  • 스케줄링 이론: 숙제, 업무, 약속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

읽는 재미

  • 수학·컴퓨터과학 이론을 친절한 비유와 실생활 사례로 풀어내, 코딩 비전공자도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 책장을 덮고 나면 내 머릿속에도 이미 알고리즘 엔진이 돌아가고 있다는 깨달음과 함께, 다음 의사결정이 조금 더 전략적이 됩니다.

3. 『예측의 기계』 · 페드로 도밍고스 지음 (원제: The Master Algorithm)

모든 데이터를 통합해 세상을 지배할 만능 알고리즘은 과연 존재할까?

머신러닝 연구 최전선의 저자가 서로 다른 학파(심층학습, 결정트리, 베이즈, 인스턴스 기반 등)가 가진 강점과 약점을 비교 분석하며 만능 알고리즘을 찾아 나섭니다.

  • 세상은 데이터로 이루어졌다: 유전 정보부터 소셜미디어, 금융 거래까지 모든 것이 학습 재료
  • 학습의 다섯 가지 패러다임: 각각의 알고리즘이 세상을 해석하는 독특한 렌즈
  • 미래 전망: 만능 알고리즘 등장이 과학, 산업, 인간관계에 불러올 혁명

읽고 나면

  • 추천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기술사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인공지능 시대에 알고리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을 배우게 됩니다.

4. 『헬로 월드: 데이터를 넘어 공감으로』 · 한나 프라이 지음 (원제: Hello World)

숫자 뒤에 숨은 인간성, 알고리즘에게 맡겨도 괜찮을까?

데이터 과학자 한나 프라이가 전하는 알고리즘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짧고 날카로운 에세이 모음입니다.

  • 유죄 판결과 알고리즘: 법원에서 사용되는 위험도 예측 모델의 문제점
  • 의료 진단 AI: 암 진단과 심장병 예측에서 일어난 성공과 오작동 사례
  • 자율주행차: 돌발 상황에서 인간보다 더 정의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추천 포인트

  • 한 편당 8~10쪽 분량으로 바쁜 현대인에게 안성맞춤
  •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윤리, 공감, 책임의 가치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지만, 결국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오늘부터라도 새로운 추천 리스트가 나올 때 한 걸음 물러서서 묻죠.
‘이 선택은 내 진짜 바람인가, 아니면 코드가 미리 짜 놓은 설계도인가?’

이제 네 권의 책을 곁에 두고

  • 내가 매일 듣는 노래가 왜 반복되는지,
  • 추천 영화가 왜 늘 비슷한 장르인지,
  • 온라인 쇼핑몰이 나를 얼마나 잘 아는 척하는지

한 번씩 의문을 던져 보세요. 그리고 그 질문들이 모여 여러분만의 데이터 주권 선언문이 될 거예요!